오래됐다면 오래된 여행 추억 풀기.
지금 사무소에 출근하기 전 7번 국도를 타고 부모님과 여행을 갔었다.
호기롭게 2박 3일을 계획했었던 루트 중 한 곳이었던 국립 일제 강제 동원 역사관에 갔었었다.
이름 그대로의 목적을 가진 국립 일제 강제 동원 역사관.
강제 동원된 역사를 기록하기도 했고, 生은 있되 死의 위치와 일자는 없는 이들을 기리기 위한 그런 공간.
위령제를 할 때 오고 싶으셨었다고 했는데 시기가 안 맞아서(할아버지 기일과 겹쳐서) 이때 오게 됐었다. 작은할머닌 유튜브로 보시려고 했었댔나. 근데 아빠는 직접 보시고 싶다고 해서 선택했었던 일정이었다.
빙글빙글 돌아서 결국 위패가 모셔진 곳으로 갔다. 찾기가 좀 힘들었는데(직원이 없었고, 있어도 알바생이었는지 잘 몰랐다) 결국 어떻게든 찾아서 갔단 이야기.
기억의 터는 5층에 있다. 혹시라도 가실 분은 5층으로 바로 가서 천천히 타고 내려오길 추천.
生은 있되 死를 알 수 없는 분들의 위패가 모셔진 곳. 국립 일제 강제 동원 역사관 5 층 기억의 터.
死의 시기, 死의 위치를 알 수 없기에 위패를 살피면 살필 수록 가슴이 시큰해지는 곳이다.
이 역사관은 안 가 보고 글로만 봐선 정말 알기 힘든 공간이다.
언제 다시 올지 몰라 영상으로 이 공간을 남기려고 했었는데 영상이 다 안 담길 정도로 들어가면 마음이 아리고 아프다.
위패는 전체 벽의 3분의 2를 차지했는데, 태어나셨던 시기로 따져 강제동원된 시기와 비교하면 각각의 사연이 있어 더 마음이 아프다.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5층 기억의 터에는 위패와 함께 유족들의 가족들이 가지고 계시던 유품을 기증하신 것도 전시되어있다. 편지와 사진들을 기증하셨을 때의 그 감정을 헤아릴 수 없어 내내 눈물을 삼켰던 것 같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아픔의 역사들도 전시되어있고, 유족들의 가족들이 기증해 주신 것들이 곳곳에 전시되어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분들의 이름은 5 층 기억의 터 위패에서도 볼 수 있지만, 4 층에 있는 기계에서 검색할 수 있다.
둘째 할아버지의 성함을 저기서 처음 알았다. 내가 알던 작은할아버진 막내셨다는 것도. 아빠에겐 작은아빠의 기억은 없고 막내 삼촌과의 추억만 있었다는 거였구나, 하고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갔었던 그날 처음 알았다.
가족들을 대신해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 세워질 때까지 아빠도 기다리셨고, 할아버지도 기다리셨었을 텐데 할아버진 결국 못 보고 가셨다. 할아버진 형님들 만나러 가신 걸 테니까 괜찮을라나. 할머니가 오래 살아계셨으면 시동생 위패는 보셨으려나.
그날, 아무도 울지 않았지만 한참 말이 없었다.
대신 말없이 둘째 할아버지의 흔적을 담아왔다.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기억의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방문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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