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급 정지를 당하다니..! (2) - 지급 정지 이의 제기 결심 및 법률구조공단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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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급 정지를 당하다니..! (1) -보이스 피싱으로 인한 지급 정지

하... 그래... 이 멍청이는 거의 끝날 때쯤 정신이 차려졌고, 정신을 차리고 나니 지급 정지라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아래 메시지 보자마자 아 이건 ㅈ됐다는 생각이 더 먼저 들어 부랴부랴 검색을 시작했으니 말이다.
진짜미친놈아정신좀차려라그렇게당하고도아직도남았냐

정확히는 위에 일요일 오후 다섯 시에 온 알림톡보다 KB저축은행이라며 온 SMS에 충격을 먹었다.

엥? 제가요? 저는 피해자인데요? 제가 뭘 어쨌다고요???????
아 이건 진짜 ㅈ됐단 것밖에 생각이 안 들었다.
본가에 있을 때 이런 ㄱ같은 일이 일어난 거라 아무한테도 말도 못하고 (원래도 말할 수 없을만큼 빚이 늘어난 상태였지만) 끙끙 앓고 있다가 일단 제주 집으로 내려가야 해서 엄마랑 시간 보내고 내려와서 하루를 끝냈다...
지옥의 일요일이었지....

그리고 월요일이 밝았다.

제주 집에선 근무하는 걸로 알고 있기 때문에 나는 원래 나오는 시간에 나오긴 나왔다.

이른 시간이라 카뱅에 소량의 돈이 있어서 그거 써서 나만의 워크 스페이스인 스벅에 갔다가 창구가 있는 은행 가서 통장을 재발급받든 체크카드를 재발급받든 하려고 했으나...!

 

두둥

 

카뱅이 ㄱ같게도 비대면 거래 제한이 걸린 것이다.

비대면 은행인 케이뱅크가 지급 정지가 되면서 통지를 하다 보니 그나마 돈이 있는 카뱅마저 묶여버린 것.

가뜩이나 돈도 없어서 엄마 돈으로 비행기표 끊으면서 내려올 때 조금 더 넣어두고 엄마한텐 호기롭게 돈 들어오면(대출 어케든 받으면) 드릴게! 했었는데 말이다.

하... 한숨 쉬어봤자 1도 도움 안 될 것 같아서 일단 아껴뒀던 스벅 무료 음료 쿠폰으로 잠시 연명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집이랑 멀리 떨어진 스벅으로 터덜터덜 걸어가서 미친듯이 정보를 뒤지기 시작했다.

 

지급 정지 혹은 비대면 거래 제한으로 검색을 하다 포털 사이트에서 카페를 들어가서 몇 개 정보를 보긴 봤다.

아무리 그래도 직접 부딪혀서 전화로 물어보고 서류를 작성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케이뱅크 고객센터로 전화를 했더니 상담은 또 미치게 안 걸리는 거다.

 

휴... 전화상담 걸어놓고 신용회복위원회 방문 상담이랑 대한법률구조공단 제주지부도 방문 예약을 걸었다.

신복위는 21일인가 상담 예약이고 구조공단은 예약 걸자마자 바로 튀어나갔다.

이게 6일이었는진 몰랐지만 일단 뭐든 해야 하고, 나는 너무 급했기 때문에 그냥 무조건 튀어나갔다.

법적 조언을 구한 다음에 뭐든 해야할 것 같았다.

 

시간도 많겠다 버스 노선 찾아서 느긋하게 법률구조공단을 가니 세상에... 5일이 아니라 6일이란다.

하... 한숨 깊게 쉬고 그대로 밖에 나왔다.

나는 이제 어쩌나, 진짜 ㅈ된 건가 싶었지만 일단 커피 한 잔 마시고 진정하기로 했다. 

진정이 안 되지만 진정을 해야 뭐라도 하니까 아무튼 진정하고 비대면 거래 때문에 발생한 일이니 은행 창구 가서 통장을 발급 받기로 했다. -ㅅ- 이거 때문에 또 한참 돌아다녔다.

 

은행에선 '비대면 거래 제한 걸린 거 알고 계시냐, 비대면 거래면 창구만 가능한데 그래도 괜찮겠냐' 하면서 물어보길래 어쩔 수 없죠 뭐... ㅎㅎ 하면서 억지로 웃었다. 내 업보를 누구한테 이야기해 ㅠㅠ 차마 보이스피싱 당했다고 말 할 순 없잖아요.. 속으로 욕을 바가지로 하고 통장을 발급 받고 나왔다.

 

나오자마자 케이뱅크 고객센터에 끈질기게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하니 아직 피해구제신청서 접수가 된 건 아니고, 나같은 상황이라면 이의 제기 신청을 해야한다고 했다. 문자로 받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서류가 필요하다면 당장 준비해야지.

그 길로 은행 근처에 있던 주민센터 가서 본인서명사실확인서(인감 증명서를 대신하는 서류) 2 부 발급 받았다.

하나는 케이뱅크에 보낼 거, 하나는 혹시 몰라서 (ㅅㅎ은행에도 제기해야 할 것 같으니) 여유분으로 발급 받은 거.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기꺼이 하기로 했다.

본인서명사실확인서 발급 받고 근처 pc방 가서 미친듯이 이의제기신청서 쓰기를 시작했다.

와... 나는 뭐 이렇게 미친 상황만 꼬이냐? 진짜 어이가 없네하면서 쓰다가 보니 얼추 갈 시간이 되어서 다시 버스를 타고 집근처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다음날 시작된 나의... 법률구조공단 방문.

 

아침은 얼레벌레 시간을 보내고... 오후 예약 시간에 맞춰서 법률구조공단으로 버스를 타고 갔다.

비슷한 시간에 맞춰서 간다고 갔는데 한 번 왔다고 짬이 생겼나 다행히 늦지는 않았다.

 

도착해서 이름 물어보길래 이름 불러주니 잠시 앉아있으라고 해서 충전하면서 앉아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날아온 통지서... 

 

두둥.

금감원의 지급 정지 계좌 통지서였다. ^^

 

아니 검색했을 땐 통상 금요일에 발부된다면서요 뭐 이렇게 빨라요..?

어이가 없어서 진짜... 이것도 내 운명이라면 운명이겠지 싶어서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뭐 어쩌겠어... 받아들여야지....

상담 한 번 받고 이의제기에 총력을 가하기로 했다.

 

법률구조공단은 다른 일도 겹쳐있어서 방문하게 됐는데, 사전에 작성한 문의글을 읽더니 무료 상담해 주시는 변호사님은 딱 한 마디로 일축시켰다.

 

- 이 건은 은행에서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잘 소명하시고, 보이스피싱으로 형사 고소한 건은 일단 조사 중이라면 관할 경찰서에 진행 상황 확인해 보시고, 어떻게 되는 건지 확인한 후에 무혐의 처분 날 때까지 기다리셨다가 ㅇㅇ를 하시든 ㅇㅇ를 하셔야 할 거예요.

 

시간 들여서 갔더니 돌아오는 결과가 너무나도 허탈하고 어이없었다.

수임료를 낼 돈도 없고, 신복위(신용회복위원회) 예약 상담은 아직 3주 가까이 남아있어서 그 전에 미리 조언이라도 얻고 싶어서 간 거였는데 저런 무책임한 발언이라니. 역시 무료라 그런가... 싶어 일단 알겠습니다, 하고 나와서 다시 털레털레 동네 쪽으로 돌아와서 이의제기신청서를 부지런히 쓰고 있다.

 

내용이 길어서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의제기신청서 보내고 결과 중간중간 업데이트하는 걸로 해야겠다.

 

아 다시 복기하면서 써도 스트레스 받네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

다른 것도 엮인 게 있어서 골치아픈데 진짜 개열받네. 

 

일단 다른 것도 차차 써 보자... 이런 걸로 쓴다는 게 참 어이가 없지만 말이다....

 

#보이스피싱계좌연루 #지급정지 #아직지급정지중 #혼자해결해본다